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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옆사람이 커피를 쏟았다
    나의 글, 나의 노래/에세이 2022. 5. 4. 20:02

    2020/07/17 17:19
    나에게 커피가 튀지 않아서 일단은 진정하고 갑자기 든 생각을 쓴다.
    커피를 쏟으면 무엇을 하고 있던지 간에 바로 잊고 그곳에 신경이 바로 확 간다. 꼭 커피가 아니더라도, 액체류를 쏟으면 갑자기 당황하게 된다.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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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 액체는 내가 제어하기 정말 어렵다.
    인생에서 우리는 내 능력으로 쉽게 제어할 수 없는 것에 두려워한다. 물건이 떨어지거나 넘어지면 (소리가 크게 나거나 부서지지 않는 다는 전제 하에) 다시 집어 올리면 된다. 원상복구하기가 정말 쉽다. 반면에, 액체는 손으로 금방 잡을 수도 없고, 양도 많으면 웬만한 휴지로도 안된다. 그렇다고 다시 담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액체 그자체를 마음대로 제어하기 힘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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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후폭풍이 정말 크다.
    액체는 어디로든 잘 스며들고, 가만히 냅두면 책상 끝으로 흘러가 바닥도 청소해야 한다. 옷에 묻으면 빨래 밖에 답이 없고, 책에 쏟으면 그 책을 쓰는 동안은 울어있는 책을 써야 한다. 전자기기에 쏟으면 진짜 답도 없다. 맹물 말고 커피같은 혼합물이면 물이 증발하고 남는 자국은 되돌릴 수도 없다. 여러모로 오래 후유증이 남는다.
    (p.s. 그래서 커피숍의 가구들은 방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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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째, 피해 상황이 한번에 겁나 크다
    확 쏟으면 그 액체는 한번에 splash 하고 표면을 따라 쫙 퍼진다. 갑자기 문제 site 가 확 커지는 거라 당황하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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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인생에 커피를 쏟는 것과 같은, 무엇을 하고 있던지 무조건적으로 바로 신경을 쓰게 되는 일들이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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