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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종교에 대하여(上)나의 글, 나의 노래/에세이를 써보자 2023. 8. 31. 08:06
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미션스쿨을 다녔다. 바로 그 이름도 긴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삼육재단 학교를. 원주삼육초와 원주삼육중을 다니며 꾸준히 이 종교에 노출되어 있었다.
삼육학교는 매주 1교시 정도씩 종교 수업이 있는 학교이다. 학교엔 지도 목사님이 한분씩 계시고, 전도사님이 세분 정도 계신다. 이 분들이 돌아가며 종교시간에 성경이야기를 가르치신다. 중학교에 올라와서는 채플시간이라고, 전교생이 대강당에 모여 찬양 노래 부르고 목사님의 설교를 듣는다.
우리 학교는 특이하게 주일을 토요일에 지내는 종교이다. 항상 종교시간에 '성경에 나온 안식일 일곱번째 날은 토요일이다, 그래서 달력이 일요일에 시작하고 토요일에 끝나는거다' 같은 이야기를 설파하셨다. 이단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 어찌되었던 토요일에 교회를 나가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안식일 명목상 쉬어야하기 때문에 우리 학교는 토요일날 쉬었다. 야호! 초등학교 시절 아직 주6일제 학교일 때에는 놀토(노는 토요일)와 그냥 토요일이 번갈아가며 있었는데, 놀토는 아예 학교에 나오지 않고, 그냥 토요일에도 나와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수업을 듣지는 않았다. 다만, 주5일제 학교체제가 되면서 상황은 역전되었다. 모두 토요일은 다 쉬는데 우리 학교는 종교활동을 하러 학교에 나와야 하는 것이다. 그냥 토요일이 학교가는 토요일이 되어버렸다..
우리 학교는 기도주일이라고, 계절마다 한번씩 일주일을 잡아 '특별 종교활동'을 했다. 그중 내가 가장 많이 참여했던 것은 '성경의 망고?' 행사이다. 이 기도주일에는 점심시간동안 식당 앞에 부스가 하나 선다. 이곳에 가서 오늘의 성경 구절을 암송하면 망고푸딩을 준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초콜릿 주고 일본제국 만세 외치게 하는것과 다를바가 없는듯 하다.'나의 글, 나의 노래 > 에세이를 써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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