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12 02:57
오랜만에 글을 쓴다.
1월 4일 전역을 했다. 여행가는 기분으로 손꼽아 기다려온 그날이 어제와 같이 지나가고, 특별할 것만 같았던 나의 기념일은 그렇게 달력의 까만 글자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
첫 주는 자유를 만끽하고 사회의 시계에 적응하는데 썼고, 설 전 2주는 여러가지 새해 결심에 도화선을 끼웠다. 열심히 점화 해봤지만, 타던 곳은 금방 차가운 검댕으로 변한다. 그래도 괜찮다. 난 불 붙는 그 순간이 더 뜨겁다 느낀다.
황금 연휴동안 웹 공부하느라 여념이 없었고, 2월도 프로그래밍과 운전면허, 그리고 내 식물친구들과 추운 겨울을 보냈다.
기록하지 않는 순간은 두께가 없다. 책은 중요한 에피소드들의 모음이고, 그 사이 여구들은 고운 흙이 되어 기암들의 조연이 된다. 기록된 기억들은 앞으로 기록될 순간들에게 탄탄한 배경 챕터가 되고, 그 위에 차곡차곡 에피소드들이 쌓인다.
열심히 기록하기 위해 내 펜과 공책을 준비했다. 그것이 바로 나의 웹페이지이다. 내 글을 적고, 내 입맛에 맞는 기록 방식을 구현하고 있다. 나의 인생 스타일을 빚기 위한 흙덩이랄까. 우스갯소리로 하는 이야기지만, 브런치에서 안받아주니 브런치를 만들어버려버렸다. 기왕 이렇게 된거 브렉퍼스트라고 이름지을까.
공부 못하는 놈들이 공부 전 정리는 오지게 한다는 말의 새로운 예시를 쓸까봐, 준비의 준비의 준비만 하다 끝날까봐 이정도에서 일단락하고 목표들을 세워나가려고 한다. 짧지만 남은 휴학 6개월을 열심히 빚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