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이 코앞이라 요즘엔 뭔가를 시작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기에 아무것도 이루지 않고 보내자니 아까운 나날들을 흘려버리고 있다. 글이라도 써볼까 생각하다가도 용기를 놓치고, 하고 싶은 것이 불씨가 붙어도 이내 꺼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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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삶의 챕터가 시작되기 직전이다. 지금까지는 '해야만 하는 것'들을 해치우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챕터이다. 출발선에 손을 지그시 놓으며 튀어나가기 전 움츠림의 간질거림을 참는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다가도 앞으로 놓인 여행길에 짐짓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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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기 전 뭐라도 준비를 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계획적으로 하기는 싫어 꿈만 잔뜩 꾸기로 했다. 하고 싶은 것들, 할 것들을 열심히 머릿속에 그려본다. 그 꿈들이 마리화나가 되어 출발 전의 긴장감을 싹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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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걱정은 내일 모레 하라는 싸이의 노랫말처럼, 나는 때론 인생은 흘러가는 대로 살아야 맛이라 생각한다. 계획하지 않으니 실망도 없고, 뜻밖의 행운에 더욱 기쁨을 느낄 수 있다. 계획을 세워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니, 미래를 바라보며 걱정만 하다가는 현재가 너무 비참해지는 것 같다. 너무 걱정이 될때면, 아무것도 돌아보지 않고 번지점프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