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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정보단 보존나의 글, 나의 노래/에세이를 써보자 2023. 9. 20. 01:27
나는 사진을 되도록 보정하지 않는다. 편집하더라도 각도 기울임 컷편집이나 노출보정 정도만 한다.
가장 큰 이유는 나의 사진에 대한 철학에 담겨있다. 난 사진을 기록매체로 생각한다. 순간의 시야를 담는것, 그것이 내가 셔터를 누르는 충동이다.
기록매체는 추억매체가 아니다. 그렇기에, 이 장면을 나중에도 돌려봐야지, 하며 찍는 것이 아니다. 그냥 impulsive 하게 공간을 담는다. 세상의 모습 중 색다른 인상을 주는 구도를 찾는다. 기록은 의도주의적이며 추억은 결과주의적이다. 그 순간을 ‘이쁘게’ 담으려 하기보다, 순간 그대로를 담으려 해야 한다. 카메라와 사진은 수집수단이지, 생산수단이 아니다.
둘째로, 빛이 좋고 구도가 좋으면 보정이 필요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분명 보정을 통해 확실히 빛의 향상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애초에 편집할 생각으로 찍게 되면 마구잡이로 빛을 담게 된다. 마음가짐이 사진을 흐트러뜨리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좋은 빛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셋째는 내가 아직 빛을 이해하지 못해서이다. 빛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사진들을 찍어보고 있는데, 보정을 배우는 순간 빛에 대한 이해를 체화하는 데 더 오래 걸릴 것 같다. 또한, 같은 표현이지만 다르게도 이야기해보자면, 보정하기 위해 필요한 빛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 즉, 아직 보정에 익숙지 못하다.
이번학기 사진에 대해 많은 도전을 할 생각이다. 렌즈가 사고 싶어졌다.'나의 글, 나의 노래 > 에세이를 써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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