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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면 절대 안돼나의 글, 나의 노래/에세이를 써보자 2023. 9. 16. 23:11
다이나믹 듀오의 <고백(Go-Back)> 이라는 노래 가사에 보면 이런 부분이 있다.
하루를 밤을 새면 이틀은 죽어
이틀을 밤새면 나는 반 죽어그렇다, 이틀은 죽고 왔다. 금요일날 오후 2시까지 생물실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해서 열심히 미루다가, 금요일날 하루종일 교육이 있어서 목요일날 밤을 샜다. 밤새서 한 생물실험 보고서는 족보를 방지한다고 한글 자필로 노트에 직접 적어야 한다..
고등학교 다닐 때 밤새기를 꽤 자주 했다. 특히 시험기간에는 무조건 밤을 샜다. 시험 오전에 보고, 오후동안 쭉 자고, 그다음날 시험 준비를 저녁부터 밤새서 시작하는 식. 시험기간이 아니더라도, 유튜브 보느라 늦게 잔 날도 많았다..
여러모로 군대 전후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인데, 수면 패턴에 대해서도 그렇다. 군대에서 10시에 자서 6시 반에 일어나는 것을 강제로! 해보니, 6개월 정도 지내니깐 알아서 6시 반에 몸이 깨더라. 눈이 팍 떠진다기 보단, 늦어도 7시엔 눈이 스르르 떠지고, 6시 30분에 일어나도 졸음이 오래가지 않고 금방 가신다.
수면패턴을 지키니 장점이 되게 많았다. 그중 가장 큰 특징이 오전이 졸리지 않다는 것. 아직 수면패턴을 세우지 않았을 민사고 시절엔 오전 수업은 거의 못듣다시피 졸았다. 점심되어서 몸이 조금씩 깨고, 저녁때 즈음에 두뇌 회전이 피크가 된다. 반면 아침 패턴을 정확히 지켜서 일어나니 아침 먹을 즈음이면 몸이 깨고, 오전 10시 정도면 두뇌회전이 피크가 된다. 기상시간을 평행이동해 감안해서도 부팅시간과 제로백 시간이 월등히 짧은 것이다. 그래서 오전에 많은 일을 끝내고 오후 여유롭게 나른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또, 피로가 금방 풀린다. 잠으로 피로를 푸는 데에는 적절한 양도 있겠지만, 규칙적으로 자는 것도 큰 역할을 한다. 하루 12시간씩 잔다고 피로가 풀리는 게 아니고, 4시간 잔다고 피로가 풀리지 않는 것도 아니다. 4시간씩이라도 정확히 시간 맞춰서 자는 것이 중요하다. 양과 규칙적인 타이밍이 그 필요충분조건이다.
이외에도, 규칙적으로 자면 전반적으로 수면이 부족한 기분이 들지 않는다. 물론 격하게 운동하거나 일을 하면 하루끝 피로한 것은 있지만, 아무것도 격하게 하지 않았을 때 하루종일 졸린 기분은 없다. 이게 되게 큰 나비효과를 낳는다. 몸이 피곤하지 않으니 생각대로 살 수가 있고, 마음도 여유로우며,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너그러워질 수가 있다. 나쁜 일이 있어도 넘길 수 있고 좋은 일들에 집중할 수 있다. 반대로, 몸이 피곤하면 일단 짜증이 나기 쉽상이다. 같은 일에도 짜증부터 나는 것이 확연히 다르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수면패턴을 잘 잡아야 한다. Sound mind in a Sound body 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은 몸과 상황에 종속적일 수밖에 없다.군대에서 이런 규칙적 수면패턴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나서, 전역해서 꼭 수면패턴을 가장 우선시한다. 다른 어떤 루틴이 무너져도 수면패턴에 대해선 엄격한 잣대를 둔다. 수면 루틴이 깨지면 그 어떤 루틴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지. 그런 면에서 밤샘을 정말 극히 경계한다. 한번 무너지면 다시 세우는 데에 배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밤샘은 정말 정말 여의치 않은 날에만, 그리고 뒤의 완충시간이 여유로울 때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놓치는 일이 있더라도 (예를 들어 성적, 1일 1에세이 챌린지 등..) 수면 루틴을 챙긴다.
취침 시간과 기상시간에 더불어, 잠을 퀄리티 있게 자기 위해 여러가지 세부 규칙들과 루틴들이 있다. 침대에는 외출복을 입고 올라가지 않는다던지, 일어나선 이불을 꼭 갠다던지, 일어나서 한시간은 커피로 몸을 깨운다던지, 자기 1시간 전에는 일을 하지 않고 머리를 식힌다던지.. 여튼 짧은 시간이라도 피로를 풀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한다.
다음에 내 루틴 구조에 대해 설명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요즘 1일 1에세이 챌린지를 하느라 글을 꾸역꾸역 쓰는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소재를 열심히 떠올리다 보니 내 사소한 이야기들을 전달하는 식의 글이 많았다. 사실 이런 글 보다는 내 상념들을 담고 싶었는데. 그런 글은 시간이 배가 걸린다. 여유롭게 주말에 써놓고 완충분을 쟁여놔야겠다.
나의 독자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비루한 글이라도 경민이가 매일 쓸 수 있게 채찍질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찾아주시는 만큼 기대에 부응해보려고 애쓰려고 노력하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허허!'나의 글, 나의 노래 > 에세이를 써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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