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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通,花
    소소한 취미들/시 2022. 6. 24. 16:01

    여보세요.
    지금 전화 가능하십니까.
    오랜만에 전화로나마 안부 전해봅니다.
    .
    이렇게 전화함이 민폐를 끼치기 그지없구려.
    급작스럽게 전화해 미안합니다.
    그대 목소리 귀에 아른거려
    눈 딱감고 한번만,
    그대 전화번호를 눌렀습니다.
    .
    나 없는 그대는 잘 계십니까.
    추운 날, 따뜻하게 입고 다니셔요.
    나는 오늘, 그대 목소리 이불 삼아
    모처럼 단잠을 잘 거랍니다.
    .
    나야, 뭐.
    몸 성함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그대 내 걱정이라도 하려나.
    예의상 물어봤을 나의 안부에
    숨이 턱 막힙니다.
    .
    사회는 어떻게, 많이 변했습니까.
    저 없이 몹시 삐걱거리나요.
    역시ㅡ 한 곳 흠 없이
    세차게 굴러가나요.
    .
    그대가 전하는 사회 이야기보다
    그대 음성 자체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대를 느낄 수 있는 게
    이 목소리 뿐이라 안타깝기만 하오.
    .
    그대,
    내 염치없는 전화를 받아주어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소.
    그대 전화 받음에
    내가 얼마나 날아갈듯 기쁜지
    온전히 담을 단어가 있으면 좋으련만.
    .
    문득 내가 생각날때면,
    혹시 그런 순간이 깃들면,
    그대 나를 생각함에
    나 또한 그대를 생각함에
    내일도 나, 일어서고 있음에
    부디, 안심하시오.
    .
    경민, 병영시집 中
    [通,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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