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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미워할래
그게 너도 편하겠지
아냐 내가 너를 미워하는 것은
미운 너를 위한게 아냐
나는 너를 미워할거야
그게 나도 편할거야
아냐, 너를 미워하기로 해서는
너는 아무렇지 않을거야
그렇게 둘 수는 없어
운명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깐
너를 바라보고 미움을 내뱉을래
어차피 너는 꿈쩍하지 않겠지
어차피 너는 듣고있지 않겠지
아냐 너도 다 알고 있었을 거야
너도 요동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을거야
아냐 너는 흔들리지 않았어
흔들리지 않음에 미안함이라도 느꼈을까
이제와서
너를 또 흔들 생각은 없어
흔들어봤자 낙엽만 날리는데
이젠 한계절 자야겠다
나는 너가 미워
너무 좋은데 미워
너무 좋아서 미워
너를 미워할거야
너를 미워하는게
나를 지킨다고 생각하는
내가 너무 미워
나는 널 미워하고 있어
그게 나도 마음이 편하네
널 미워하는 것도
널 좋아했던 것처럼
자유로운 선택이었구나
너가 정말로 미워졌어
내가 너를 미워할 줄이야
너를 쉽게 미워하게 된
내가 미워
나를 위해 너를 미워하는
내가 미워이젠 버틸 힘도 없어
우아하게 기다릴 수가 없다구
다리는 다 풀렸고
주먹은 꽉 쥘 수가 없어.
그래.
너가 한발짝 딛고 싶을 때까지
나는 기다리는 수 밖에
난 지금 한발자국 뒤로 물러설거야
하지만 결코 뒤돌진 않을거야
그러니
그냥 이대로 있자
발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며
너의 발끝만 쳐다보고 있을거야
이젠 너의 발끝을 보고 있는게
내가 여기 서있게 하는 것 같아.
갑자기 떼면
나는 깜짝 놀라 뒤로 자빠질걸.
그러니 후일에 아쉽더라도
그냥 이대로 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