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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샘
    소소한 취미들/시 2022. 5. 4. 17:53

    나는 오늘도 밤을 샌다.
    지금까지 깨어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일까.
     
    끝날것만 같지 않던
    퀴즈철 3주가 지나
    이제 좀 숨돌리나 했더니
    중간고사가 이미 일주일 앞
     
    이번 학기는 꼭 미리미리 공부하겠다던
    지난날의 나의 결심은
    어느샌가
    퀴즈의 파랑에 쓸려가
    기억 저어편 너머로
    잊혀져만 갔다
     
    아니,
    끝내 잊혀지지 못해
    무너져버린 나를 옥죄어만 왔다
     
    귀중한 시간을 소중히 하지 않은 삶
    계획적이지 못한 삶
    현명하지 못한 삶
     
    다리에 힘이 들어가질 않는 나날들
    다시 일어날 기회를
    하늘에 대고 빌자니
    하나님께 헌금할 행운이
    바닥을 보인지 오래다
     
    어디서부터 모두 잘못된 것일까
    어부의 낚싯줄 매듭마냥
    단단히 엉켜버려
    이젠 풀려는 내 손마저
    꼬여들어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어제보다 깊숙히 주저 앉아
    어른들의
    서슬퍼런 가위에 의해
    갈기갈기
    흩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젠 더이상 스스로에게 상처주고 싶지 않다
    누구에게나 힘든 날은 있다며 위로받고 싶지 않다
    내 삶을 모두 합리화하고 싶지도 않다
     
    이 곳에서 나가고 싶다. 하지만
    이 고통을 벗어버리고
    박차올라 날아오르려면
    지금 이 고통을
    마음 속의 가시를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도록
    구멍난 내 해진 가슴 속으로
    깊이
    기잎숙히
    찔러 넣어야 한다
     
    국어시간에 배운 대로
    어른들이 말했던 대로
    이 나의 참회록을
    민사고 3년을
    수미쌍관으로 매듭지어 보려 하지만
     
    나는 오늘도 밤을 샌다.
    아름답지 않은 사람은 오직 나뿐일까.
     
    2019년
    둥근 세상의 무게에 납작하게 엎드린
    19살, 한 사회 초년생의 모난 거울.
     
    2019/04/2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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