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2 01:16
위의 7개 문제점을 낳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그는 다음과 같다.
1) 끈기의 부족.
2) 기억 능력 부족.
3) 머릿속 생각 정리 안됨.
1. 끈기의 부족
집중을 잘 못하고, 장기적 프로젝트를 할 grit 의 능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스스로에 대한 변화의 욕구는 넘처나지만 이를 실천하기 위해 걸리는 오랜 시간을 버티지 못한다. 계획을 지키지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 문제이다.
책을 다 읽지 못하고, 실험을 완성하지 못하고, 다이어트를 실패하고, 스스로의 문제도 금방 망각한다. 일기 쓴다고 만든 블로그를 한두번 건드려 보고 지금 안 건드린지 한달이 넘어가는 것 같다.
2. 기억 능력 부족
여러가지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생각을 오래 간직하고 있지 못한다. 숙제가 생각나도 금방 하지 않으면 까먹는다.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을 일부러 하지 않으면 잊는다. 따지고 보면 내가 물리를 좋아하는 이유도 이거다. 기억을 할 만한게 많이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다만, 나는 물리를 감으로 한다. 물리뿐만 아니라, 한 학문에 대한 감을 익히는 식(get a "grasp" of라고 스스로 표현한다)으로 공부를 한다. 한 공부를 많이 하면 머릿속에 그려지는 체계가 있다. 이를 마치 지도를 잘 그려놓고 필요할 때마다 들여다 보며 그 개념을 느끼듯이 응용을 하는 편이다. 되게 각 과목마다 abstract 한 impression?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나한테 물리를 한번 물어본 사람들은 알듯, 나는 물리 문제를 대답해줄 때 되게 불성실하다. 이는 내 스스로도 내 직감대로 물리를 하기 때문에 내가 내 지식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해 가르쳐 줄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3. 머릿속 생각 정리 안됨.
머릿속에 수만가지 생각을 많이 하다보니 생각이 쉬는 때가 없다. 마치 지우고 쓰고를 반복하는 RAM 처럼 정보가 단편적으로 저장되었다 휘발되는 기분이 매번 든다. 때문에 멀티태스킹도 안된다. 한 생각을 하다 다른 생각을 하려면 원래 하던 생각을 지워버리고 새로운 생각을 로딩한다. 그래서 사색의 텀이 매우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