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8 02:14
항상 내 곁에는 자기통제가 잘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저녁을 먹고 내려오면 늘 나건우 선배가 산책을 하고 기숙사로 들어온다. 선배는 계획이 필요 없을 정도로 규칙적으로 살아서 그게 몸에 베었다 그랬다. 우리 형도 그랬었다. 우리형은 북일고에서 잘하는 편이 아니었어서 끝없이 노력해 결국 해군사관학교 시험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우리 아버지도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나 이를 악물고 공부해 지금 그가 일궈놓은 바닥 위에서 내가 민사고로 갈 수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동경하여 나도 내 스스로를 통제하려 노력했었다. 중학교때 그 감정을 느껴 그때부터 자기계발을 하는 것에 정신이 팔렸다.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민사고에 왔고, 1학년 1학기 까지는 괜찮은 성적을 받고 승승장구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자습시간을 컴퓨터하느라 날리고, 문서정리하느라 날리고, 밀린 숙제하느라 날리니 가뜩이나 부족한 시간을 다 써버렸고, 정신을 차려보면 시험 전날이었다. 이런 나를 자책하고 시험기간이 되어서야 공부에 몰두했었다. 이런 생활이 1학년 2학기, 2학년 1학기에 peak를 찍고 나서는 스스로도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졌다.
컴퓨터에 시간관리 프로그램도 깔아보고, 유튜브도 막아보고 해봤지만, 내가 그 푸는 방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정신을 차려보면 잠금을 모두 해제해버리고 유튜브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스스로 통제가 되는 사람들을 보며 노력을 해봤지만 금세 마음먹은 것을 까먹고, 원상태로 돌아와버린다. 발전이 없다.
이제는 내가 수시와 정시를 고르게 해줄 나에게는 마지막 학기가 남았다. 이번 학기만은 내가 스스로를 잘 조일 수 있엇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