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8 02:14
이제 상담시간에 이공계와 의예과를 나눠서 개인 상담을 하기 시작했다. 이름 역순으로 진행해서 우리반에서는 내가 가장 처음으로 했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함부로 다른사람에게 이야기를 안꺼냈으면 좋겠다.
이공계 학생은 22기엔 40명정도 된다. 그 중에 나는 31등이란다. 정기원쌤이 그러기를 선생님 코멘트라던가 외부 수상실적은 좀 괜찮은데, 성적때문에 서울대나 카이스트 1차 통과를 하지 못할 것 같다고 하셨다. 수학이 5등급 이상 올라가지 않으면 카이스트도 어렵다고 하셨다. 서울대 물리학과는 성적이 훌쩍 뛰지 않는 이상 어려울 것 같다고 하셨다.
어찌어찌 해서 대학은 갈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젠 아니다. 이젠 내가 왜 10학년을 왜 그렇게 나의 흥미에 따라 흘러가게만 두었는지 후회가 된다. 왜 학교에 남아 혜움같은 것을 하고 있었는지 정말 후회된다. 이렇게 가다간 정시가 유일한 길이 될 수 있을 것같아 두렵다. 내가 지금까지 쌓아 왔던 민사인의 이미지가 더 이상 쓸모 없을 것 같아 두렵다. 물론 대학을 가기 위해 그런 삶은 살아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대학 갈 때 나에게 무기가 되어줄 마지막 필살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근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심각함을 알게 되었는데도 나는 오늘 오후 시간 내내 자버렸다는 것이다. 리눅스를 공부하며 시험 공부할 시간을 뺐겨버렸다. 이젠 더 이상 내 스스로가 통제하기 힘들어져서 걱정이 태산이다. 다른 친구들보다 늦게 출발해 더 열심히 뛰어야 함을 알면서도 자기 통제를 하질 못하니 마음에만 불똥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