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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대형 직장을 상상하며
    나의 글, 나의 노래/감자 글 2023. 6. 15. 01:53

    현재 대기업의 직업 구조는 워라벨이 보장되기 위해 효율을 깎아야하는 상황이다. 기업은 24시간 돌아가야 하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돌아가야하는 공장인 반면 그 구성원은 하루에 7시간은 자야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하나의 역할을 진득하니 맡고 일하는 형태이다. 하지만 사실 보면, 하나의 직위가 있고, 직위들로 연결된 사람들끼리 구조체를 이루고 있는 형태이다. 부장님 아래 차장님, 그 아래 과장..대리.. 이게 한 팀이 되어..

     

    그 구조체를 통해 들어오는 일들을 소화해내는 식이다. 말하자면 소화기관. 말하자면 try-and-catch 문, 방탄복, 트램펄린 같은 느낌으로 일을 해치운다. 특정 구조체에게 같은 결의 일을 맡김으로써 그 구조체는 숙련도를 갖게 된다. 반대로, 같은 결의 일을 특정 구조체에게 맡김으로써 그 구조체는 정체성을 갖게 된다. 인사팀은 인사계열의 일을 계속 도맡아하고, 영업팀은 영업계열의 일을 계속 도맡아 한다. 

     

    만약 이 구조체가 성능이 같은 여러 인스턴스로 교대가 된다면? 통신실 근무와 같은. 군대와 같은. 군대는 기업과 같이 구조체들의 모임이지만, 그 구성원이 수시로 바뀐다는 큰 차이가 있다. 말하자면 동적 평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세포가 투입되고, 오래된 세포는 탈락하고. 
     
    군대는 이를 가능케하기 위해 정보와 지휘권의 흐름 방향이 정해져있다. 동적 평형을 위해 철저한 인수인계가 이루어진다. 회사도 사실은 군대와 같은 동적 평형의 구조이긴 하다. 승진이라는 개념이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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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가 누군가를 영입해서 지속적으로 믿고 일을 맡기는 이유는 특정 일을 잘 해결할 사람이라고 믿는 것과 같다. 사실 그 사람도 어떤 일이든 그때 처음 겪어보는 것이긴 마찬가지임에도 말이다. 이전의 노하우가, 이전의 비슷한 업무가 능률을 조금이나마 올리기 때문에 매번 일이 생길때마다 다른 사람을 뽑아 붙이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지정해 뽑아놓는 것이다. 
     
    군대에서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하나의 일의 숙련도가 계속 휘발한다는 것이다. 가장 숙련도가 높은 사람이 탈락함과 동시에 가장 숙련도가 낮은 사람이 들어온다. 그래서 시간이 감에 따라 노하우가 쌓이지 않고, 어느 선에서 더이상 쌓이지 못하고 평형점을 이루게 된다. 효율에 있어 고원상태가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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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에서도 기업과 같은 구조체형태가 존재한다. 바로 간부들. 계속 탈락하고 생성되는 풀은 대체가능한 자원들이다. 소모적인 일을 담당한다. 금방 가르쳐서 숙련도를 높일 수 있는, 말하자면 단순한 일들을 담당한다. 판단과 지휘, 조정과 조율, 계획과 평가 등은 간부들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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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에도 군과 같은 소모품형태가 존재한다. 바로 하청업체들. -아웃소싱. 하나의 프로젝트를 여러 하청기업에 경매로 붙여 원하는 결과물을 얻는다. 원하는 결과를 가장 싸게 이루어내는 하청기업에게 일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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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의 스타트업들은 기업문화보다 가족문화, 팀플문화를 도입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 거대한 구조체는 업무적으로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점에서 연결되어있는 동시에, 협업해야하는 인격체들이다. 일을 잘 소화해내기 위해서 소규모 구조체들은 어떻게 설계되어야하는가,를 혁신하고 있는 것이다. 프랙탈의 기본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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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것에 시간의 축을 더한 설계를 말하고 있다. 구조체의 구성원들이 끊임없이 교체되는 동적인 구조체. 그러려면 일을 어떻게 쪼개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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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슨한 고용관계라면? 느슨한 고용관계에 있어 나와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이 여럿 있고, 일을 몇번 연속으로 따내지 못하면 고용관계가 무너지는. 편의점 알바 여럿이서 24시간 편의점을 만드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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