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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나의 글, 나의 노래/감자 글 2023. 9. 15. 07:31
우리는 왜 돈을 벌어야만 살아갈 수 있을까.
이 경제 구조가 우리를 끝없이 일하게 만든다. 하지도 않은 사회계약을 아담의 원죄마냥 우리에게 씌우고, 같이 살아가기 위함이라는 명목하에 사회생활을 강요한다. 탈출하려는 자는 머리를 깎고 산으로 들어가고, 그 용기마저 없는 사람은 이 사회의 복지제도에 질질 끌려 맥을 이어간다.
돈을 번다는 것은 참으로 순전히 수단적 행위이다. 우린 돈이 목적이라 일을 하지 않는다. 그 돈이 상징하는 '환산 가치'를 얻기 위해 일을 한다. 나의 사회기여를 받아가고, 그 댓가로 보증서를 주는 것이다. '그래, 너의 노동은 우리의 사회에서 이만큼으로 인정해줄게.' 우리는 그 보증서를 들고 가서 밥으로 교환하고, 집을 유지하고, 유흥을 경험한다.
우리는 그 환산가치을 '생존하기 위한' 것으로 교환하기도 하고, 잉여 가치로 '누리고 싶은' 것으로 교환한다. 후자의 경우야 나의 욕망이 이끄는 만큼 더 많이 벌고 싶어지는 것이지만, 전자의 경우는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사회는 노동하지 않는 자를 살려두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노동하지 않는 자를 먹여살리지 않는다.
우리는 최대한 적게 일하고 크게 보상받고 싶어한다. 일하는 것도 최대한 편하게 하고 싶어 한다. 그 일환으로 혹자는 직업에서 자아실현을 찾기도 한다. 자신이 즐거운 일을 하게 되면 다른 일보다는 덜 고통스러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접근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자아실현 욕구를 노동에 접목시켜 일하는 시간을 행복을 생산하는 시간으로 사용하는 것이다.나는 철저히 수단적인 돈벌이를 갖고 싶다. 돈을 한번에 많이 땡기고 마음편히 그만둘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다. 창업이나 프리랜싱을 꿈꾸는 이유가 그것이다. 나는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 흔히들 말하는 "MZ가 원하는 워라벨"이려나. 반대로, 하고 싶은 것을 직업으로 삼고 싶지 않다. 취미도 가끔 할 수 있어야만 그 재미가 산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매일같이 하게 되면 그것은 이미 취미가 아니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직업으로 삼고 싶지 않다.
삶을 천천히 살 필요가 있다. 기업들도 천천히 성장하고, 해 떨어지면 편의점도 문 닫고. 밤낮 안가리고 깨어있어 맹목적으로 생산적이려고 하는 삶은 이제 버릴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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