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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엘을 계속 하는 이유
    나의 글, 나의 노래/감자 글 2023. 5. 18. 15:28


    나는 졸업 후 모든 GLPS를 참여했다. 내가 귀한 방학을 털어 학교에 돌아가는 이유가 있다.

    1. 용돈

    용돈 벌이가 쏠쏠하다. 최근에 일급이 급상승한 덕에 3주 꼬박 일해서 250 가까이를 벌 수 있다. 이 돈이 있으면 학기 중에 알바를 할 필요가 없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20일에 250이긴 하지만 하루종일 일하잖아.' 그렇지 않다. 전체 일하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길다. 그것도 첫째주와 마지막날 가까이만 바쁘고 그 중간은 시간이 남아돈다. 실무를 해보면 '개꿀'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몸이 편하지는 않다.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고, 부모님들과 컨택할 일도 많고, 책임질 일도 많다. 하지만 한두번이 어렵지, 여러번 한 나는 언제 어떤 일이 필요할 지 알게 되어 feels like home 이다. 처음 왔더라도 첫주가 적응주라 힘들지, 둘째주부터는 편하다.

    2. 놀자놀자

    사실, 나에게 지엘은 용돈벌이 보다는 놀러가는 느낌이 강하다. 같은 추억을 가진 민사인들을 만나 놀 수 있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해보지 못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학교에서 만나지 않았던 선후배들도 이 안에서 부대끼다 보면 금방 친해진다. 민사인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마음 열기가 한층 편하다.
    여름에는 횡성호에 나가보기도 하고, 소강당을 대관해 새벽영화를 볼 수 있다. 식당에 모여 피자를 먹을 수 있다. 겨울에는 눈썰매를 탈 수 있다. 다같이 눈사람을 만들 수 있다. 밤하늘의 별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언제든 소사를 걸어갈 수 있다. 노래방도 무한히 사용할 수 있다. 학업에서 자유로운 동시에 학교의 속속들이 숨어있는 재미를 아는 우리는 고교시절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

    3. 민사인들

    열심히 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쉬는 시간동안 우리는 수다를 떤다. 민사에서 겪은 것이 많은 건지, 이곳 사람들은 말들이 다들 둥글둥글하고 친절하다. 나는 이로써 민사고 라는 버블의 인간적인 가치를 다시금 깨닫는다. 정말 사람들이 좋다.
    지엘에서 만난 민사인들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는 사람들이다. 다양한 삶의 형태를 그려가는 모습이 귀감이 되고, 그들 각각의 인생 철학들을 들어볼 기회가 많다. 나는 이 사람들에게 영감을 받고, 자극을 받고, 위안을 받으러 학교로 돌아간다.

    4. 민사고

    나에게 민사고만큼 마음의 위안이 되는 곳이 따로 없다. 나에겐 휴양지와 같은 곳이다. 지엘을 다니며, 나는 과거에 머물러있으려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과거에 머무른다기보다, 추억속에 사는 것 같다.
    민사고에 있다보면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야속하게만 느껴진다. 그곳에서의 삶은 시간이 흐르지 않는 영원한 행복의 낙원 같기 때문이다. 한편, 그 곳의 선생님들의 삶을 보다 보면, 끝이 있기에 그 순간의 가치가 생긴다고 생각하게 된다. 여러모로, 남고 싶지만 떠나야 하는 곳이다.
    민사고는 나에게 큰 상처도 주었지만, 그것보다 더 큰 자유를 경험하게 해준 곳이다. 하고싶은 동아리 활동을 하고, 원하는 공부를 실컷 했다. 학업 스트레스에 아파했던 시간들이 더 길었지만, 그 사이사이 머리가 시릴듯 강렬하게 기억에 서린 추억들이 너무나도 많은 곳이다. 항상 돌아가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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